통조림 공장 앞에 여러 명의 노동자가 모여 서서 찍은 흑백 단체 사진

공장이 커지면 쪼갰다 — 던바의 수와 조직 규모의 상한

참고자료 · 자료 시점
핵심 출처 — 로빈 던바의 영장류 신피질 비율과 집단 크기 상관 연구 및 인간 추정치, 던바가 제시한 관계의 층위 구조(가까운 소수부터 넓은 지인까지), 던바 수 추정치의 통계적 불확실성을 지적한 후속 재분석 논의
자료 시점 — 1990년대 원 연구 및 2020년대 재검토
정리 — Inkmoat 편집팀 · 2026.8

조직이 커지면 어느 순간부터 성격이 바뀐다. 서로 이름을 알던 사이가 부서명으로 바뀌고, 복도에서 마주쳐도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생긴다.

이 전환에 숫자를 붙이려 한 시도가 있다. 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제시한 것으로, 흔히 150이라는 값으로 인용된다.

숫자가 나온 경로

던바가 처음 다룬 것은 사람이 아니라 영장류였다. 여러 종을 놓고 보니, 뇌에서 신피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큰 종일수록 무리의 크기도 컸다.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인지 부담이 든다. 누가 누구와 가까운지, 지난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이 무리 크기의 상한을 정한다는 것이 기본 발상이다.

여기에 사람의 신피질 비율을 넣어 나온 추정치가 150 언저리였다. 던바는 이 값을 안정적인 사회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 수로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숫자만 말한 것이 아니라 여러 겹의 층위도 함께 제시했다. 아주 가까운 소수, 그보다 넓은 친구 범위, 그리고 얼굴과 맥락을 아는 지인 범위로 이어지는 구조다. 관계는 있거나 없거나가 아니라 밀도가 다른 여러 겹이라는 것이 오히려 원래 주장의 핵심에 가깝다.

이 숫자로 공장을 쪼갠 회사

경영에서 이 개념이 자주 인용되는 이유는 실제로 적용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고어텍스 소재로 알려진 회사는 한 사업장의 인원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공장을 새로 지어 나누는 방식을 오래 유지했다고 알려져 있다. 창업자가 관찰한 것은 단순했다. 인원이 어느 선을 넘으면 사람들이 우리 대신 그들이라고 말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같은 사람들인데 규모만 달라져도 언어가 바뀐다. 이 변화는 성과 지표에는 즉시 안 잡히지만, 협조 요청이 지나가는 속도나 문제를 먼저 알려주는 빈도에서 나타난다.

터미널 실내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줄을 서 있는 모습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있다고 해서 하나의 집단이 되지는 않는다. 서로를 알아보는 범위가 어디까지인가가 집단의 실제 경계를 정한다. 사진: W.carter / Wikimedia Commons (CC0)

그런데 숫자 자체는 흔들렸다

여기서 조심할 부분이 있다. 150이라는 값은 확정된 상수가 아니다.

후속 연구자들이 원래의 통계 처리를 다시 검토했고, 몇 가지를 지적했다.

  • 영장류 자료에서 얻은 관계식을 사람에게 바깥으로 늘려서 적용한 추정이다. 외삽은 원래 불확실하다.
  • 추정치의 구간이 매우 넓다. 하나의 숫자로 말할 만큼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이 재분석의 결론 중 하나다.
  • 사람의 사회관계는 문자와 기록과 통신 수단의 영향을 받는다. 뇌 용량만으로 상한이 정해진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이 개념을 다룰 때의 정직한 표현은 이렇다. 관계 유지에 인지 비용이 들고 그래서 상한이 존재한다는 방향은 설득력이 있다. 그 상한이 정확히 150이라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

숫자를 빼고 남는 것

숫자를 내려놓아도 실무에서 쓸 것은 남는다. 규모가 커질 때 조직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변화는 관찰 가능하다.

  • 비공식 조율이 안 된다. 작은 조직에서는 옆자리에 물어보면 끝나던 일이, 커지면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부터 찾아야 한다.
  • 무임승차가 눈에 안 띈다. 서로를 알면 기여가 보인다. 모르면 안 보인다.
  • 정보가 위아래로만 흐른다. 옆으로 흐르던 정보가 계층을 타기 시작하면 왕복 시간이 길어진다.
  • 소속의 단위가 바뀐다. 회사에 속했다는 감각이 팀에 속했다는 감각으로 좁아진다. 이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팀 사이의 경계가 같이 두꺼워지는 것이 문제다.

이 변화들은 인원이 어느 숫자를 넘는 순간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시점에 눈에 띈다. 그래서 숫자보다 이 징후들을 지표로 삼는 편이 실용적이다.

쪼개는 것이 언제나 답은 아니다

조직을 작게 나누면 위의 문제는 완화된다. 대신 다른 비용이 생긴다.

  • 기능이 중복된다. 팀마다 비슷한 역할을 따로 두게 된다.
  • 규모의 이점이 줄어든다. 장비와 인력을 나눠 쓰기 어려워진다.
  • 경계가 늘어난다. 팀이 많아지면 팀 사이의 연결 지점도 함께 늘어난다. 안에서 줄인 조율 비용이 밖에서 다시 나타난다.

그래서 쪼개기는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어디를 자를 것인가의 문제다. 자르는 선이 업무의 흐름과 어긋나면 오히려 조율 비용이 커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붙어야 하는 사람들을 다른 조직으로 갈라놓는 것이 대표적인 실패다.

실무 적용, 그래서 뭘 하면 되나

  • 숫자를 규칙으로 쓰지 마라. 150명에서 쪼갠다는 규정을 만들면 근거가 약한 값에 조직 설계를 묶게 된다. 대신 징후를 보라.
  • 징후를 지표로 만들어라. 부서 간 요청의 처리 시간, 문제를 처음 보고한 사람과 담당자 사이의 거리, 회의 참석자 수의 추세. 이런 것들이 규모 전환을 먼저 알려준다.
  • 자르는 선을 업무 흐름에 맞춰라. 조직도상 보기 좋은 선이 아니라 자주 대화하는 사람들이 같은 쪽에 남는 선을 찾아야 한다.
  • 쪼갠 뒤에는 연결을 설계하라. 나누기만 하고 연결을 안 만들면 칸막이가 된다. 정기적인 교류, 공용 지표, 인력 순환 중 무엇이든 붙여야 한다.
  • 유명한 숫자를 인용할 때는 구간까지 확인하라. 하나의 값으로 유통되는 연구 결과 중 상당수는 원래 넓은 구간을 가지고 있었다. 숫자가 단순할수록 잘 퍼지고, 잘 퍼질수록 원본에서 멀어진다.

정리하면 이렇다. 조직 규모에 상한이 있다는 관찰은 유용하고, 그 상한이 특정한 숫자라는 주장은 아직 약하다. 쓸 수 있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다. 서로를 아는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면, 그때가 구조를 다시 볼 시점이다.


본 콘텐츠는 공개된 연구 문헌을 바탕으로 한 정보 해설이다. 인용한 추정치는 연구자에 따라 평가가 갈리며, 확정된 상수로 읽어서는 안 된다.

작성: Inkmoat 편집팀 — 숫자보다 그 숫자의 구간을 본다.

참고

  • 영장류의 신피질 비율과 집단 크기 상관에 관한 연구 및 인간 추정치 도출 과정
  • 관계의 층위 구조에 관한 설명
  • 추정치의 신뢰구간과 외삽의 한계를 지적한 후속 재분석
  • 사업장 인원 증가 시 공장을 분할한 기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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