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돈은 돌아오지 않는데 왜 계속 붓는가 — 매몰비용, 쥐도 사람도 똑같이 걸린다
표를 샀는데 공연이 재미없습니다. 나가면 시간이라도 아낄 수 있는데, 대개는 끝까지 앉아 있습니다. “돈이 아까워서” 입니다.
경제학의 답은 냉정합니다. 이미 지불한 돈은 나가든 앉아 있든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남은 두 시간을 어떻게 쓸지만 비교하면 됩니다. 표값은 그 계산에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이 단순한 원칙이 현실에서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가 인간 특유의 것도 아니라는 것이 지난 40년간 쌓인 연구의 결론입니다.
1985년, 극장 시즌권으로 만든 자연 실험
아크스와 블루머가 1985년에 보고한 실험이 이 분야의 출발점으로 인용됩니다.
오하이오대학 극장의 시즌권 구매자들을 무작위로 세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정가를 낸 집단, 소액 할인을 받은 집단, 큰 폭의 할인을 받은 집단입니다. 중요한 것은 할인이 무작위로 배정됐다는 점입니다. 연극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정가를 낸 것이 아닙니다.
받은 좌석은 똑같았습니다. 볼 수 있는 공연도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시즌 전반부의 관람 횟수가 달랐습니다. 정가를 낸 집단이 더 자주 극장에 왔습니다.
앞으로 얻을 것이 동일한데 과거에 낸 금액이 미래의 행동을 바꿨습니다. 표준적인 합리성 모형이 예측하지 못하는 결과입니다.

조직에서는 더 커진다 — 몰입의 상승
개인의 판단 오류가 조직에 들어오면 규모가 커집니다.
스토가 1976년에 다룬 것이 몰입의 상승입니다. 자신이 결정한 투자가 나쁜 결과를 내면, 그 결정을 한 사람은 오히려 추가 자원을 더 투입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남이 시작한 사업의 손실을 처리할 때와 자기가 시작한 사업의 손실을 처리할 때의 판단이 달랐습니다.
여기에는 매몰비용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정당화가 겹칩니다. 지금 멈추면 처음 결정이 틀렸다는 것이 확정되고, 계속하면 아직 확정되지 않습니다. 판단이 아니라 평가받는 자리의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조직에서는 매몰비용이 개인보다 다루기 어렵습니다. 개인은 손실만 감당하면 되지만, 조직에서는 손실 인정이 곧 인사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콩코드라는 이름
이 현상에 붙은 별칭이 콩코드 오류입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이어 가던 과정에서, 상업적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이 나온 뒤에도 투자가 계속됐다는 점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용어가 경영학이 아니라 진화생물학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도킨스와 칼라일이 1976년에 동물의 양육 투자 논쟁을 다루면서, “이미 투자했으니 계속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가 진화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이 표현을 썼습니다.
과거 투자가 미래 행동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생물학과 경영학에서 같은 시기에 나왔다는 것이 이 문제의 성격을 말해 줍니다.
2018년 — 쥐도 걸린다
이 편향이 인간의 문화적 학습에서 온 것인지, 더 깊은 층에서 오는 것인지는 오래된 질문이었습니다.
스와이스 연구진이 2018년 『Science』에 보고한 실험이 여기에 답을 보탰습니다. 생쥐, 쥐, 사람에게 구조가 같은 과제를 주었습니다. 보상을 얻으려면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기다리는 도중에 포기하고 다른 선택지로 옮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세 종 모두에서 같은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이미 기다린 시간이 길수록 끝까지 기다릴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남은 대기 시간과 보상 크기가 같아도 그랬습니다.
이 결과의 함의는 분명합니다. 매몰비용 민감성은 교육으로 없앨 수 있는 착각이라기보다, 의사결정 구조에 깊이 박힌 성질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대응책도 “조심하자”가 아니라 절차여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하는 것이 옳은 경우도 있다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중단이 언제나 정답은 아닙니다. 계속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가 실제로 있고, 이를 매몰비용 오류로 오진하면 반대 방향의 실수를 하게 됩니다.
| 상황 | 계속이 합리적인가 | 이유 |
|---|---|---|
| 남은 투입 대비 기대수익이 여전히 플러스 | 예 | 매몰비용과 무관하게 성립하는 계산 |
| 진행 자체가 정보를 만든다 | 예 | 학습 옵션의 가치가 있음 |
| 중단 위약금·해지 비용이 큼 | 예 | 이건 미래 비용이지 매몰비용이 아님 |
| “여기까지 왔는데 아깝다” | 아니오 | 전형적인 매몰비용 논리 |
| “지금 멈추면 내 판단이 틀린 게 된다” | 아니오 | 자기 정당화 |
| “이미 발표했으니 되돌릴 수 없다” | 아니오 | 평판 비용은 별도로 계산할 항목 |
핵심은 비용의 시제입니다. 앞으로 나갈 돈은 계산에 넣고, 이미 나간 돈은 넣지 않습니다. 위약금은 앞으로 나갈 돈이므로 넣습니다. 작년에 쓴 개발비는 넣지 않습니다.
실무 적용 — 조직에서 매몰비용을 끊는 법
- “오늘 처음 검토한다면 시작하겠는가”를 물으십시오. 가장 값싸고 효과가 큰 질문입니다. 답이 ‘아니오’인데 계속하고 있다면 매몰비용이 작동하는 중입니다.
- 중단 기준을 시작할 때 문서로 정하십시오. “지표가 이 선 아래면 중단한다”를 미리 적어 두면, 나중에 그 결정이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약속의 이행이 됩니다.
- 검토자를 결정자와 분리하십시오. 스토의 결과가 말하는 바가 이것입니다. 자기가 시작한 사업은 자기가 접기 어렵습니다.
- 중단을 성과로 인정하십시오. 손실을 조기에 끊은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 조직에서는 아무도 끊지 않습니다. 이건 개인의 용기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입니다.
- 표현을 바꿔 보십시오. “지금까지 30억을 썼습니다”를 “앞으로 20억이 더 필요합니다”로 바꿔 적으면 회의의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사실인데 시제가 다릅니다.
- 위약금과 매몰비용을 구분해 적으십시오. 둘을 한 줄에 섞으면 계산이 흐려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몰비용을 무시하는 게 항상 옳나요? 의사결정 계산에서 제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계약상 의무나 평판 효과처럼 미래에 발생하는 비용은 매몰비용이 아니므로 반드시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Q. 개인의 소비에서도 같은 문제가 생기나요? 생깁니다. 안 쓰는 구독을 유지하거나, 산 옷이 아까워 계속 입는 것이 같은 구조입니다. 규모가 작을 뿐입니다.
Q. 왜 자기가 결정한 일에서 더 심해지나요? 자기 정당화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중단은 초기 판단이 틀렸음을 확정하는 행위가 되고, 그 확정이 평가로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계속하는 쪽이 개인에게 유리합니다.
Q. 쥐 실험 결과를 사람 조직에 그대로 적용해도 되나요? 직접 적용은 무리입니다. 다만 이 편향이 문화적 학습만의 산물이 아닐 가능성을 보여 주며, 그래서 교육보다 절차로 다루는 편이 낫다는 방향을 지지합니다.
Q. 중단 기준을 미리 정해도 그때 가서 안 지키면요? 그래서 기준과 함께 누가 판정하는지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정자가 추진자와 같으면 기준은 대체로 재해석됩니다.
Q. 이미 몰입이 깊어진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나요? 외부 검토를 넣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내부에서 판을 다시 짜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외부 검토도 결정 권한이 없으면 보고서로 끝납니다.
본 콘텐츠는 경영·심리 연구의 해설입니다. 특정 투자나 사업 판단을 권유하지 않으며, 인용한 실험 결과는 각 원논문에 제시된 범위 안에서 서술했습니다. 최종 확인일: 2026-08-02.
작성: Inkmoat 편집팀 — 오류로 부르기 전에 예외부터 확인합니다.
1차 출처
- Arkes, H. R., Blumer, C., “The Psychology of Sunk Cost”,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35(1), 1985
- Staw, B. M., “Knee-deep in the Big Muddy: A Study of Escalating Commitment to a Chosen Course of Action”,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Performance 16(1), 1976
- Sweis, B. M. et al., “Sensitivity to ‘sunk costs’ in mice, rats, and humans”, Science 361(6398), 2018
- Dawkins, R., Carlisle, T. R., “Parental investment, mate desertion and a fallacy”, Nature 262, 1976
⚠️ 미인용 처리
- 1985년 실험의 집단별 관람 횟수 수치 — 전반기·후반기 구분과 표본 크기를 함께 적어야 의미가 있어 경향만 서술했습니다.
- 콩코드 개발의 총 투입액과 손익 — 자료마다 집계 기준·환율 기준이 달라 금액을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 2018년 실험의 종별 정량 지표 — 과제 설계가 종마다 조정되어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