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을 모아도 팀은 똑똑해지지 않았다 — 집단지성의 c 인자
좋은 팀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으면 대개 같은 일을 한다. 잘하는 사람을 모은다.
이 전제를 정면으로 시험한 연구가 2010년 『사이언스』에 실렸다. 방식은 개인 지능검사의 논리를 팀에 그대로 옮긴 것이다.
개인에게 하던 일을 팀에 했다
개인 지능검사가 성립하는 근거는 이렇다. 여러 종류의 문제를 풀렸을 때, 한 종류를 잘하는 사람이 다른 종류도 대체로 잘한다. 이 공통 성분을 뽑아낸 것이 일반지능(g)이다.
울리와 동료들은 물었다. 팀에도 같은 것이 있는가?
- 699명을 192개 팀으로 나눴다. 팀 규모는 2~5명이다.
- 각 팀에 성격이 다른 여러 과제를 시켰다. 브레인스토밍, 시각 퍼즐, 협상, 도덕적 판단, 계획 세우기 같은 것들이다.
- 마지막에는 처음 과제들과 전혀 다른 과제 하나를 더 줘서, 앞의 성적으로 뒤를 예측할 수 있는지 봤다.
결과가 나왔다. 한 팀이 어떤 과제를 잘하면 다른 과제도 잘했다. 이 공통 성분 하나가 첫 연구에서 팀 성과 분산의 43%를 설명했다. 개인 지능검사에서 첫 성분이 설명하는 비율(대체로 30~50%)과 비슷한 크기다.
연구진은 이 요인을 c(collective intelligence)라고 불렀다.

c는 «누구를 모았는가»로 설명되지 않았다
여기가 이 연구의 핵심이다. 연구진은 참가자 개개인의 지능도 따로 측정했다. 그리고 c와 대조했다.
- 구성원의 평균 지능 — c와의 상관이 약했다.
- 팀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의 지능 — 이것도 약했다.
대신 c와 뚜렷하게 이어진 것은 셋이었다.
| c와 이어진 것 | 설명 |
|---|---|
| 구성원의 평균적인 «사회적 민감성» | 상대의 표정·태도에서 상태를 읽어내는 능력을 검사로 측정한 값 |
| 발언 차례의 «고른 분배» | 몇 명이 대화를 독점한 팀일수록 c가 낮았다 |
| 팀 내 여성 비율 | 다만 이 관계는 상당 부분 위의 «사회적 민감성»을 거쳐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세 번째 항목은 특히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연구가 말하는 것은 성별 자체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아니라, 측정된 사회적 민감성의 분포 차이를 경유한 관계라는 쪽이다.
⇒ 정리하면 이렇다. 팀의 성적을 가른 것은 구성원의 «머리»가 아니라 구성원 사이의 «주고받는 방식»이었다.
반론도 함께 읽어야 한다
이 연구는 널리 인용된 만큼 반론도 붙었다.
- 2011년 『Intelligence』에 실린 논평은 c가 사실상 개인 특성들의 합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팀을 새로운 단위로 볼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 이후에도 c의 안정성과 크기를 두고 재검증 논의가 이어졌다. 개인 지능의 기여가 원 연구보다 크다는 결과를 보고한 연구도 있다.
- 반대로 2014년에는 대면하지 않는 온라인 팀에서도 c가 나타난다는 후속 연구가 나왔다. 얼굴을 못 봐도 «읽는 능력»이 작동한다는 뜻이다.
⇒ 그래서 이 연구를 쓸 때의 정직한 태도는 이렇다. “팀 성과에 구성원 개인 능력으로 환원되지 않는 성분이 있다”까지는 지지가 두텁다. 그 성분의 크기와 이름을 두고는 논쟁이 진행 중이다.
「발언 분포」가 왜 그렇게 강한 신호인가
세 상관 요인 중 실무에서 가장 다루기 쉬운 것이 발언 차례의 분배다. 측정도 쉽고 개입도 쉽다. 그런데 왜 이것이 성과와 이어지는지는 한 번 더 따져 볼 값어치가 있다.
발언이 한두 명에게 몰린 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이렇다.
- 정보가 모이지 않는다. 팀의 강점은 구성원마다 다른 것을 알고 있다는 데 있다. 말하지 않은 사람의 정보는 팀이 가진 정보가 아니다.
- 반대 신호가 늦게 도착한다. 문제를 먼저 알아채는 사람이 대개 가장 조용한 자리에 있다. 그 신호가 늦으면 되돌릴 수 있는 구간을 지나친다.
- 틀린 결론이 빨리 굳는다. 발언이 몰린 팀은 결론에 빨리 도달한다. 속도가 정확도로 오해되기 쉬운 지점이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하나 있다. 이 결과는 «모두가 똑같이 말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원 연구가 잰 것은 완전 균등이 아니라 «한두 명의 독점 여부»다. 전문가가 자기 영역에서 더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오히려 그래야 한다.
또 하나. 말수를 늘리라고 요구하는 방식은 잘 듣지 않는다. 조용한 사람에게 발언을 재촉하면 형식적인 동의만 늘어난다. 분포를 바꾸는 것은 독려가 아니라 차례를 만드는 장치다.
실무 적용 — 그래서 뭘 하면 되나
- 팀을 짤 때 «누가 뛰어난가»만 보지 말고 «누가 말을 독점하는가»를 보라. 발언 분포는 관찰 가능한 지표다. 회의에서 상위 두 명이 시간의 대부분을 쓰고 있다면 개선 여지가 큰 팀이다.
- 발언 차례를 형식으로 보장하라. 라운드로빈, 순서 지정, 사전 서면 제출 같은 장치는 «태도 교육»보다 확실하게 분포를 고른다.
- 에이스 영입만으로 팀 성과를 설계하지 마라. 가장 똑똑한 구성원의 능력이 팀 성적을 잘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관찰이다. 한 명을 더 데려오는 예산으로 상호작용 구조를 고칠 수 있는지 먼저 보라.
- 원격 팀이라고 포기하지 마라. 후속 연구는 비대면에서도 같은 성분이 관찰된다고 보고했다. 다만 차례 분배와 반응 신호를 대체할 장치(발언 대기열, 반응 표시, 회의록의 발언 균형 점검)를 명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 인용할 때 반론까지 함께 인용하라. 이 연구는 자주 «과학이 증명한 다양성 효과»로 축약돼 쓰인다. 축약된 채로 인용하면, 반론 한 편에 논거 전체가 흔들린다.
이 연구가 실무에 주는 가장 값싼 교훈은 회의실에서 바로 확인된다. 누가 말했는지를 세어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팀에 대해 지능검사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본 콘텐츠는 공개된 연구 문헌을 바탕으로 한 정보 해설이다. 본문에서 밝힌 대로 집단지성 요인의 크기와 해석에 관해서는 학계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본문은 특정 해석을 최종 결론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작성: Inkmoat 편집팀 — 널리 인용되는 연구일수록 반론까지 같이 옮긴다.
참고
- Anita Williams Woolley, Christopher F. Chabris, Alex Pentland, Nada Hashmi & Thomas W. Malone, 「Evidence for a Collective Intelligence Factor in the Performance of Human Groups」, Science 330, 2010
- Michal Kosinski 외, 「Is collective intelligence (mostly) the General Factor of Personality? A comment on Woolley, Chabris, Pentland, Hashmi and Malone (2010)」, Intelligence, 2011
- David Engel 외, 「Reading the Mind in the Eyes or Reading between the Lines? Theory of Mind Predicts Collective Intelligence Equally Well Online and Face-To-Face」, PLOS ONE,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