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조명이 켜진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의 모습

실력은 5% 앞서는데 소득은 50배 — 슈퍼스타 경제학이 설명하는 승자독식

참고자료 · 자료 시점
핵심 출처 — Luminate 2025 연말 음악 리포트, Spotify Loud & Clear(2025년 지급분), CreatorIQ 「State of Creator Compensation」(2025년 지급 데이터), 국세청 1인 미디어 창작자 소득자료(2024년 귀속·박성훈 의원실), IMF 워킹페이퍼 「AI Adoption and Inequality」(2025)
자료 시점 — 고전 이론 + 2024~2025 사례
정리 — Inkmoat 편집팀 · 2026.7

2025년 한 해 동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하루 평균 10만 6,000곡이 올라왔다. 연말 기준 쌓인 트랙은 2억 5,300만 개. 같은 해 전 세계 스트리밍 재생은 5조 1,000억 회를 넘겼다. 그런데 이 5조 회 중 10억 회 이상을 혼자 가져간 곡은 29개였다. 전년의 31개보다 오히려 줄었다.

반대편 숫자가 더 인상적이다. Luminate 집계로 전체 트랙의 88%, 열 곡 중 아홉 곡은 1년 동안 재생 1,000회를 넘지 못했다. 1억 2,050만 곡은 열 번도 재생되지 않았다. 반면 100만~5,000만 회 구간의 소수 트랙이 전체 스트리밍 물량의 49.4%를 가져갔다.

이 분포를 재능의 분포로 설명할 수 있을까. 1,000회짜리 곡과 10억 회짜리 곡의 완성도 차이가 100만 배일 리는 없다. 실력의 분포는 완만한데 보상의 분포만 절벽처럼 서 있다. 이 불일치에 이름을 붙인 사람이 45년 전에 있었다.

로젠이 남긴 한 문단

1981년 셔윈 로젠(Sherwin Rosen)은 「The Economics of Superstars」에서 두 가지 조건이 겹칠 때 작은 실력 차이가 거대한 소득 차이로 증폭된다고 정리했다. 첫째, 재능은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 2류 가수 두 명이 1류 가수 한 명을 대신하지 못한다. 소비자는 양이 아니라 질을 소비한다. 둘째, 산출물을 복제·전달하는 한계비용이 0에 가까워진다. 공연장 좌석 수가 소득의 상한이던 시대에는 하루에 설 수 있는 무대가 한정됐지만, 녹음과 방송이 그 상한을 걷어냈다. 두 조건이 곱해지면 보상 곡선은 직선이 아니라 볼록해진다.

여기까지가 개념의 출처다. 지금부터는 2025년의 숫자로만 이야기하겠다. 로젠이 예측한 구조가 그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가파르게 실현됐기 때문이다.

재능 수준을 가로축, 소득을 세로축으로 둔 볼록한 곡선 그래프. 오른쪽 끝으로 갈수록 곡선이 급격히 치솟는 형태
실력의 작은 차이가 보상의 큰 차이로 번역되는 볼록 곡선. 상위 구간에서 기울기가 급격히 가팔라진다. (개념 도표·예시 수치)

스트리밍: 1,500팀과 2억 5,300만 곡

Spotify가 공개한 2025년 지급 내역을 보면 구조가 선명해진다. Spotify는 2025년 한 해에만 음악 산업에 110억 달러 넘게 지급했고, 이는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로열티 1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아티스트는 약 1,500팀, 1,000만 달러를 넘긴 팀은 80팀이었다. 10만 달러 이상은 1만 3,800팀.

이 숫자를 앞의 2억 5,300만 곡 옆에 놓아보자. 파이 자체는 분명히 커졌고, Spotify 설명대로 로열티의 절반가량은 독립 아티스트·레이블 몫이다. 그런데 ‘먹고살 만한 수준’에 도달한 팀의 절대 숫자는 만 단위에 머문다. 카탈로그가 매년 3,800만 곡씩 늘어나는 속도와 비교하면, 분자보다 분모가 훨씬 빨리 커지고 있다.

유통 한계비용의 하락은 이 구조의 원인이면서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한다. 진열대의 물리적 한계가 사라지면서 예전이라면 시장에 오르지도 못했을 니치 창작물이 검색 한 번으로 도달 가능해졌다. 결과는 단순한 집중도 단순한 분산도 아니다. 위는 더 뾰족해지고 아래 꼬리는 길어지며, 얇아지는 것은 그 사이다.

공연장·음반·방송·스트리밍 네 단계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배열되고 각 단계의 도달 범위를 나타내는 원이 점점 커지는 모식도
유통 한계비용이 낮아질수록 한 명이 도달하는 범위가 넓어진다 — 공연장에서 음반, 방송, 스트리밍으로. (모식도)

크리에이터: 격차가 2년 만에 벌어진 속도

크리에이터 시장의 최근 데이터는 집중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CreatorIQ가 2026년 1월 공개한 「State of Creator Compensation」에 따르면, 2025년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한 총액 중 상위 1%가 21%를 가져갔다. 2023년에는 15%였다. 상위 10%의 몫은 같은 기간 53%에서 62%로 올랐다.

같은 자료에서 크리에이터 1인당 평균 캠페인 수입은 2023년 9,200달러에서 2025년 1만 1,400달러로 올랐다. 그런데 중앙값은 3,500달러에서 3,000달러로 내려갔다. 평균이 오르는데 중앙값이 떨어지는 것은 교과서적인 승자독식 신호다. 브랜드 집행액은 전년 대비 171% 늘었지만 실제 크리에이터에게 도달한 지급액은 59% 느는 데 그쳤다. 늘어난 돈의 상당 부분이 플랫폼·에이전시·최상위 인재 단계에서 걸러진다는 뜻이다.

국내 숫자는 더 직관적이다. 국세청이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1인 미디어 창작자는 3만 4,806명, 총수입은 2조 4,714억 원으로 1인당 평균 7,100만 원이었다. 그런데 상위 1%인 348명의 평균 수입은 12억 9,339만 원, 하위 50%인 1만 7,404명의 평균은 2,463만 원이었다. 약 52배 차이다. 이 글의 제목이 말하는 ’50배’는 비유가 아니라 국내 한 업종에서 실제로 측정된 배율이다.

앱마켓과 주식시장에서도 같은 곡선

구조는 콘텐츠 산업에만 있지 않다. RevenueCat의 2025년 구독앱 리포트를 보면 신규 출시 앱 중 상위 5%와 하위 25%의 수익 격차는 400배 이상(약 8,880달러 대 19달러 이하)으로 벌어졌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는 200배였다. 앱스토어는 로젠의 두 조건이 가장 순수하게 구현된 시장이다. 순위표가 ‘가장 좋은 것’을 지정해주고, 배포 한계비용은 사실상 0이다.

자본시장도 다르지 않다. RBC Wealth Management와 FactSet 집계 기준, 2025년 12월 말 S&P 500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한 비중은 40.7%로 사상 최고였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는 대체로 18~23% 사이에서 안정적이던 수치다. 눈여겨볼 대목은 같은 10개 종목의 이익 기여도가 약 32%에 그쳤다는 점이다. 시장이 매기는 값이 실적 격차보다 더 가파르게 벌어져 있다.

AI는 격차를 벌리는가, 좁히는가

가장 논쟁적인 질문이다. 답은 “둘 다”에 가깝고, 어느 쪽이 이길지는 아직 열려 있다.

벌리는 쪽 근거부터. IMF가 2025년 4월 낸 워킹페이퍼 「AI Adoption and Inequality」는 영국 가구 마이크로데이터로 노출도를 계산했다. 소득 90분위 노동자의 약 60%가 AI가 상당 부분을 대신할 수 있는 직무에 종사한 반면 10분위는 15%에 그쳤다. 얼핏 고소득층이 더 위험해 보이지만, 연구진은 고소득 직무일수록 AI와 대체보다 보완 관계에 놓이기 쉽고 자본 수익까지 함께 가져간다고 봤다. 기업이 AI 도입 수준을 스스로 고르게 두면 임금이 비싼 업무를 자동화할 유인이 커져 부의 불평등이 특히 크게 벌어진다는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좁히는 쪽 근거도 만만치 않다. 25~45세 성인 1,174명을 무작위 배정해 실무형 문제해결 과제를 시킨 최근 실험(NBER 워킹페이퍼 34851)에서, AI 없이 수행했을 때 고학력 집단이 저학력 집단을 0.548 표준편차 앞섰다. 그런데 양쪽 모두에게 생성형 AI를 쥐여주자 격차는 0.139 표준편차로 줄었다. 초기 격차의 약 4분의 3이 사라진 것이다. 다만 격차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고학력 집단이 같은 도구를 더 능숙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두 결과를 겹치면 그림이 나온다. AI는 개인의 실행 하한을 빠르게 끌어올리지만, 시장의 보상 구조는 그대로다. 모두가 80점짜리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되면 80점의 희소가치가 사라지고, 판별의 기준은 도구 밖—브랜드, 유통, 고객 관계, 판단의 질—으로 옮겨간다. 로젠의 두 조건 중 첫 번째(대체 불가능성)는 약해지고 두 번째(복제비용 0)는 더 강해지는 셈이다.

실무 적용 — 슈퍼스타 시장에서 2등이 살아남는 법

이 구조에서 ‘조금 더 싸고 조금 덜 좋은 2등’ 전략은 갈수록 약해진다. 물리적 거리와 진열 공간이 만들어주던 보호막이 없기 때문이다. 남는 길은 더 잘하기가 아니라 어디서 겨룰지 다시 정하기다.

  • 1등이 될 수 있는 문장이 나올 때까지 카테고리를 좁혀라. “우리는 ___한 사람들에게 ___을 가장 잘하는 회사”를 수식어 없이 한 줄로 못 쓰면 아직 덜 좁힌 것이다. 좁힌 뒤에는 그 니치의 연간 수요 규모를 숫자로 확인하고, 먹고살 만한 크기가 아니면 인접 니치와 묶어라.
  • 단품 순위 대신 묶음으로 팔아라. 랭킹이 존재하는 단위(앱 하나, 곡 하나, 상품 하나)에서는 1등이 다 가져간다. 제품·서비스·콘텐츠를 하나의 문제 해결 패키지로 묶으면 비교 축이 흐려지고 순위 경쟁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 알고리즘 밖 직접 채널의 매출 비중을 지표로 관리하라. 이메일 리스트, 멤버십, 오프라인 모임처럼 플랫폼이 껐다 켤 수 없는 경로를 만들고, 전체 매출 중 직접 채널 비중을 월 단위로 추적하라. 이 숫자가 20~30%를 넘기 전까지 회사는 남의 노출 정책 위에 서 있는 것이다.
  • 복제 한계비용이 0이 아닌 요소를 제품의 중심에 두라. 대면 진단, 맥락에 맞춘 설계, 사후 책임처럼 복사가 안 되는 부분을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주력으로 올려라. 이 영역에서는 애초에 슈퍼스타 효과가 약하게 작동한다.
  • AI는 상위와 겨루는 무기가 아니라 하한을 올리는 도구로 써라. 실험 결과가 말하는 AI의 효용은 ‘평범한 실행을 준수한 실행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렇게 아낀 시간은 도구가 대신 못 하는 것—고객 관계, 판단, 취향—에 재투자해야 격차 축소분이 유지된다.

승자독식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문제다. 로젠이 45년 전에 그렇게 정리했고, 2025년의 숫자들은 그 구조가 더 뾰족해졌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지금 우리가 겨루는 시장에서 유통 한계비용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는 그 곡선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 답이 “가운데”라면, 바꿔야 할 것은 노력의 양이 아니라 경쟁의 좌표다.

이 글은 정보 및 해설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투자·재테크 행위를 권유하지 않는다.

보충: 개념의 출처는 Rosen, S.(1981) “The Economics of Superstars”와 이에 대한 반론 격인 Adler, M.(1985) “Stardom and Talent”다. 애들러는 재능 차이가 전혀 없어도 ‘함께 이야기할 상대’를 확보하려는 소비 조정만으로 스타가 생긴다고 봤다. 본문의 수치는 각 기관 공개자료 기준이며 집계 방식과 기준 시점이 서로 다르므로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썸네일 사진: Jonathan Denney, Unsplash (CC0) / Wikimedia Commons.

작성 · Inkmoat 편집팀 — 최신 경영학 논문과 비즈니스 케이스를 1차 출처 기준으로 큐레이션합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해설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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